아들
네가 자전거 타고 하늘나라로 가게 될 줄 모르고
아무 것도 모르고...씩씩하게 집을 나섰던 그날,
엄마, 아빠에게 사고 소식을 전해 준 그날로부터 100일 지났구나

그날 저녁 때,  네가 집을 나서기 전에 전화로 들었던
조금 들떠고 씩씩했던 목소리가 마지막이 되었구나

아빠는 그날 며칠 동안 마음에 담아뒀던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너 한테 그말을 하지 않은 걸 평생 후회하며 살게 되겠구나
아빠가 그날 그 말을 했으면 어쩌면 네가 라이딩을 가지 않았을지도 모르는데...

그동안 아빠가 가슴 아파했던 일들은 그냥 마음이 아픈 일이었는데...
아빠는 너를 보내고 나서야...
세상엔 진짜로 가슴에 심한 통증을 느끼는 슬픔이 있다는 걸 처음으로 알게 되었구나
정말 마음이 아프면 명치 끝에 참기 힘든 통증이 온다는 걸 처음 알았구나

오늘 YMCA에 건모랑 승현이가 
다녀갔는데...
네가 살아 있었다면 그 녀석들과 함께 어울려 나타났었겠지?
아빠는 이 녀석들을 만날 수가 없구나
오늘 말고 다른 날... 다시 오면 꼭 법 사주겠다고...그때 같이 밥 먹자고 전해달라 했다.

아들, 아빠는 언제쯤 널 위해
곱지 않은 투박한 손을 흔들어 줄 수 있을까?

Posted by 이윤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