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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에 혼자 떠난 첫 여행 제주도 – 둘째 날.

여행 | 2016.05.24 08:00 | Posted by 성인새내기 이건호 별을찾는소년

 게스트 하우스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6시 반쯤에 기상하여 대충 세수만 하고 나왔다. 게스트하우스에서 나온 나를 반기는 맑은 날씨와 햇살을 받으며 여수 엑스포 여객선 터미널로 향했다. 엑스포역 옆에 위치한 여객 터미널에서 나는 8시 30분 배를 탔다. 배 안의 시설은 작은 카페와 뷔페 느낌의 식당이 하나 있었다. 매점은 당연히 있었고, 위층에는 오락실도 있었지만 이용은 하지 않았다. 그리고 내가 탔던 날엔 선내 공연이 있었고, 나는 공연을 즐기기 보단 선상에서의 아침을 즐기고 객실로 돌아와 시간을 보냈다.

 13시30분. 배가 제주도 연안에 도착했다. 금방 내릴 거 같아 짐을 챙겼다. 하지만 연안에서 3~40분 가량 머물더니 내리고 난 시간은 14시 30분 이었다. 원래 집에서 짠 계획은 13시 30분에 내려 제주도 연안항 주변에서 점심을 먹고 출발할 계획이었으나 조금 늦게 내리는 바람에 점심을 포기하고 그냥 자전거를 탔다.

 항에서 나와 길을 가는데 ! 어째서! 하필! 내 첫 여행에! 도로공사를 하냐고!!’라는 생각을 하며 자전거 도로를 달렸다. 전날 밤 국토종주를 했다는 분의 말이 생각났다. “제주도는 길도 별로고 무엇보다 바람도 많이 불어서 타기 힘들고, 자전거 여행에 불편하다는 이야기가 많아서 저는 제주도 종주를 포기했었거든요...” 라던 게스트하우스에서 함께 보낸 어떤 관광객 형의 말에 나는 괜찮을 거라고 대답했는데... 현실은 아니었다. 하지만 부정적인 마음을 뿌리치고 고등학교 때 제주도 이동학습을 했던 길을 생각하며 자전거를 탔다. 

 하지만 길을 달리면 달릴수록 여수에서 만났던 분의 말이 계속 귀에 맴돌았다. 왜냐하면 자전거 도로에 갓길 주차마냥 불법주차가 많아 자전거 여행객들은 어쩔 수 없이 차도로 가야하는 일이 계속 되었다. 짐을 싣고 가던 나는 조금은 불안한 감을 가지고 계속 달렸다. 그래도 중, 고등학교 때부터 자전거 국토순례를 했던 경험이 있고, 평소 아침에 매일 수영을 다녀서 체력적으로 그렇게 힘들진 않았다.

 그러다 첫 여행 제주도에서 첫날에 지갑을 잃어버렸다. 화장실을 잠시 갔다 온 사이 가방에 있던 지갑을 털린 것이다. 물론 지갑에는 현금 5만원 정도 있었다. 그래도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다른 비상금들은 각각 가방에 분산 되어 있었고, 카드와 보안카드, 면허증 같은 경우는 내 휴대폰 지갑 안에 들어 있어 불행 중 다행이었다.

 그래도 첫 여행에 지갑을 털려서 인지 점심도 잊고 약 1시간 가량을 넋 놓고 그냥 길 따라 자전거를 달렸다. 사실 지갑이 없어진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던 것은 화장실을 다녀온 후 약 20km를 더 달리다 배가 너무 고파 주변 식당에서 밥을 먹으려고 지갑을 찾다 그때서야 지갑을 잃어버렸다는 눈치를 챈 것이다. 그래서 그때부터 넋을 놓고 달려서 인지 주변 사진은 찍지 못했다.

이후 일단 지갑을 잃어버렸다고 가족들에게 알리고다시 마음을 가다듬었다. ‘아 아직 자전거를 타고 달려야 할 곳이 많고 방문하려고 하는 곳이 많이 있는데지갑 잃어버린 걸로 이렇게 넋 놓고 있으면 안되겠다.’라는 생각에 정신차리고 다시 달렸다.

 식당에서 밥을 못 먹어서 인지 너무 배가 고팠다자전거를 본격적으로 타기 시작한 오늘은 원래 텐트치고 야영을 할 계획이었다그래서 지갑은 잃어버렸지만 여행을 즐기기 위해 편의점에서 김밥과 라면 그리고 음료수를 사서 자려고 했던 수월봉으로 향했다거리뷰 상에서의 수월봉은 정자가 있어 텐트를 치고 잠을 잘 수 있을 거 같았다그래서 조금 더 힘내 달렸다

 수월봉이 아무래도 이다보니 올라가는 경사가 굉장했다. 짧은 거리였지만 정말 각도가 화려했다. 자전거에 짐도 달려 있어서 무게 중심이 뒤로 가 있는 상황에서 정말 타기 힘들었다. 그래도 거기만 올라가면 해 지는 노을도 보고 좀 힐링을 하면서 잘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에 천천히 한발 한발 폐달을 밝고 올랐다.

 그리고 도착했을 때 나는 뿌듯함보다 멘붕을 먼저 받았다. 올라갔더니 수월봉은 공사중 이었고, 잘 수 있는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나는 일단 지갑을 잃어버렸던 충격이 있어서 인지 정신 차리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정신을 차리고 수월봉에서 차귀도를 바라보며 사진을 찍었다. 그러고 나는 다음 날 가려 했던 모슬포 항까지 20km를 이 날 추가적으로 더 달렸다.

 제주도에 도착한 첫날. 배에서 내리는 시간도 1시간이 더뎌지고 길도 별로 안 좋고 더군다나 잠시의 실수에 지갑도 잃어버리고, 원래 야영 하려고 했던 곳은 공사중이고, 굉장히 멘붕의 연속인 하루였다. 추가적으로 더 달리게 된 20km의 거리는 너무 지처버린 나한테 굉장히 먼 거리였다. 평소 상태였다면 20km1시간도 안 걸리는 거리였으나, 너무 지쳐있던 나에게는 굉장히 먼 거리였다.해가 지는 모습이다. 정말 이뻤다. 멘붕이 온 나에게 따뜻한 위로같았다.

 하늘은 이런 나에게 보상 해주 듯 멋진 야경을 보여주었고, 밤 라이딩을 즐길 수 있었다. 모슬포 항 주변에는 해수욕장과 함께 야영장이 있었는데, 나는 너무 피곤하기도 하고 해도 떨어진 후였고, 혼자 텐트 치기엔 너무 정신적으로 힘들어 야영장 주변에 있던 게스트하우스에서 하룻밤 지내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둘째 날이 흘러 갔다. 제주도에서 다녀오고 5일이 지난 23일 제주 경찰서로부터 우편물을 받았는데, 그 안에는 나의 신분증과 지갑이 있었다. 너무나 행복했다. 너무나 감사할 따름이고 내 지갑을 찾아준 제주서부경찰서 생활질서계에 너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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