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 30분에 필리핀에서의 첫 아침을 맞이하였다. 현지에서 구입할 거라고 생각하고 샴푸를 사오지 않은 나는 아침에 어떻게 씻을지 고민하다, 폼클렌징으로 씻을 생각을 하였는데, 샤워장에 비누가 있어 비누로 머리를 감았다. 비누로 감았지만 나쁘지 않았다. 

아침은 joilibee(졸리비)에서 간단하게 햄버거와 팬캐익을 먹었다. 맛은 있었지만 많이 먹을 수는 없었다. 우리 집에선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다보니 이곳 음식이 너무 기름지고 대체로 짰기 때문에 입맛에 맞지 않아서 먹기 어려웠다.

아침을 먹고 9시 30분쯤 필리핀 연맹으로 돌아와 필리핀 YMCA 역사 이야기를 듣고 어떤 활동들을 해왔고 지금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소개를 받았다. 강의 시작 전 간단한 자기소개를 했는데, 모든 소통을 영어로 하다보니 정말 영어가 늘지 않을 수 없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의는 당연히 모두 영어로 진행되었는데 말이 빨라서 인지 알아듣기 어려웠고, 결국 멘토누나의 간단한 한국어 통역으로 어느 정도 내용을 파악할 수 있었다. 필리핀Y에 대한 간단한 소개가 끝나고 마미와 간단하게 영어로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듣기 많이 어려웠지만 그래도 중간중간 들려오는 아는 단어들이 많은 문장들은 조금 알아 들을 수 있었다. 

강의를 듣고 SM몰DP 갔다.  한국의 롯데마트나 홈플러스 같은 곳이다. 여기서 점심을 먹고 잠시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비슷하지만 낯선 대형마트를 약 1시간 정도 둘러보고 바로 숙소로 돌아와 쉬었다. 숙소에 들어오자마자 잠을 청했고, 오후 3시에 다시 필리핀 Y연맹으로 가서 저녁을 몇시에 먹을건지를 정하고 다시 숙소로 돌아와 휴식을 했다. 

숙소에서 쉬면서 '앞으로도 이런 휴식 시간이 많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시간들을 어떻게 지내야 할지가 가장 큰 고민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첫날은 영어가 가장 고민이었는데 둘째 날 생긴 고민은 앞으로 빈 시간들을 어떻게 채울까 하는 두 번째 고민이 생겼다.  

저녁 6시 우린 다시 SN몰로 향했다. 필리핀 식사문화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각자 자기 먹을 음식을 시키지 않고 네 다섯가지 공통 메뉴를 주문한 다음 각자 자기 그릇에 담아서 먹었다. 필리핀에 와서 현재까진 계속 그렇게 먹고 있다. 

저녁을 먹고 소화도 시킬 겸 다시 마트를 둘러보았다. 앞으로 6개월을 지내면서 SM을 이용할 일이 많을테니 어떤 물건이 있는지 알아두면 좋을 것 같았다. 낮에는 옷 매장만 보고 나왔는데 저녁에는 지하에 식품관을 살펴보았다. 낯선 외국 음식들과 향신료를 구경하다 보니 옷을 볼때 보다 훨씬 시간이 많이 걸렸다. 


낮에 옷 구경 할때는 깜박하고 사진을 찍지 않았다. SM마트를 구경하면서 느낀 건 뭔가 인터넷 쇼핑몰을 한 건물에 다 집어 넣어 놓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의류 매장은 선택에 폭도 넓고 옷도 다양하고 재질도 좋아 보였다. 국내에도 알려진 브랜드 제품들은 한국보다 가격이 싸서 쇼핑욕구가 많이 솟았다.

작년 기수가 쇼핑을 되게 많이 했다던데 막상와서 경험해 보기 전엔 이해가 안 되었는데 경험을 해보니 쇼핑에 욕심이 생긴다는 것이 이해가되었다. SM 정말 들어가서 느낀 의식주 중에 의식은 확실하게 보장되어 있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한국보다 디자인도 이쁘고 가격도 싸서 너무 좋았고 돌아 갈 때 옷은 한 벌 사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일과를 마치고 생각해보니 오늘 하루는 SM몰에서 시작해서 SM몰에서 끝났다. 아침, 점심, 저녁을 모두 SM몰 안에서 먹고 노는 것도 SM몰에서 놀았다. 한국에서 필리핀까지 비행기를 타고 온 첫날에 비해 시간적으로는 훨씬 여유로웠고, 적응도 꽤 된 편이어서 조금씩 안정감이 생긴다. 그래도 긴장의 끈은 놓지 못하니 여유로워도 여전히 피곤한 하루다. 

마지막으로 오늘 먹은 음식 사진들이다.  첫번째는 아침식사고 밑으로는 점심, 저녁 메뉴에 먹었던 음식들이다. 


Posted by 감성사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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